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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R&D에 소비자 참여시켜 삼성전자 위협

샤오미, R&D에 소비자 참여시켜 삼성전자 위협

중국의 혁신 전도사, 칭화대 천진 교수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 제398호 | 20141026 입력 
신인섭 기자

“기업만의 혁신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와 함께 이룬 혁신이라야만 시장 파괴력이 생긴다.
샤오미(小米)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중국의 ‘혁신(創新·innovation) 전도사’로 통하는
천진(陳勁·46·사진) 칭화(淸華)대 혁신창업전략학과 교수가 꼽은 샤오미의
승승장구 비결이다. DIY(Do It Yourself) 제품이 인기를 끌고, 소비자 체험이
중요해지는 트렌드에 맞춰 고객과 함께하는 혁신 전략이 통했다는 얘기다.
천 교수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샤오미가 작은
서비스회사라면 하이얼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모두 갖춘 혁신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HOPE(Haier Open Partnership Ecosystem)’
라는 자원혁신 플랫폼을 소개했다. 한국 전자업계의 강적이 한둘이
아니란 것이다.

 천 교수는 2016년부터 5년간 지속할 13차 5개년 계획(13·5규획)의
과학기술 및 혁신 분야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만큼 중국 과학기술
분야의 중요한 인물이다. 중앙일보와 무역협회가 주관한 ‘동아시아 분업
구조’ 세미나에 참석한 그를 만났다.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대표는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가 삼성 갤럭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나.

 “샤오미는 연구개발(R&D) 인원은 물론 사용자까지 혁신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보다 개방적이다. 삼성은 자체 기술 혁신과 발전을 강조한다. 고객과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이 적다. 반면 샤오미는 고객 참여를 강조한다.
고객 참여 혁신 플랫폼을 만들었다. 바로 ‘미펀(米粉·샤오미 팬)’이다.
샤오미는 고객을 세 종류로 나눴다. 단순 이용자, 단순 구매고객,
괴짜를 뜻하는 지커(極客·Geek)다. 지커는 혁신 의지를 가진 고객이다.
샤오미는 생산자와 사용자 사이의 거리를 없앴다. 중국 젊은이는 참여에
목마르다. 현대인의 심리는 참여와 체험을 중시한다. 서비스 경제에서
체험 경제로 바뀌었다. 샤오미는 고객 창조시대에 부응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단순하고 피동적이지 않다. 과거에는 기업이 주도했다면 지금은
고객이 주도한다. 3D 프린터는 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는
첨단 분야 적응이 빠르다. 인터넷은 미국이 만들었지만 중국은 기회를
잡았다. 샤오미는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레이쥔은 중국시장에서 삼성 갤럭시를 추월한 올 상반기
매출액을 발표하면서 위기를 말했다.


 “그의 다음 행보는 고객 자원을 이용해 핵심 기술(Core technology)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외형과 단순한 혁신에 그쳤다. 진짜 콘텐트
혁신은 아직 멀고 불충분하다. 애플과 비교하면 서비스도 보잘 것 없다.
저가 소비자와 학생, 젊은이만 만족시키고 있다. 애플은 하이엔드(High-end),
 샤오미는 로엔드(Low-end)다. 쉽게 포화되는 분야다. 그가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TV·공유기 등을 만드는 이유다. 레이쥔의 머릿속에는 다른 제품으로
가득하다. 인터넷 전자회사가 되려는 것이다. 샤오미 역시 전환점에 섰다.”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이 더 나올 수 있을까. 혁신 기업의 사례를
더 제시해달라.


 “지금까지 혁신은 인프라 방면에 치중했다. 고속철도를 만드는 중국
난처(南車), 통신의 화웨이(華爲),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깐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다. 중국국가전망(電網)은 특고압 송·변전 기술이 탁월하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또 다른 알리바바가 나오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검색의 강자 바이두(百度), 전자상거래의 거물 알리바바, 인터넷 통신의
강자인 텐센트 등의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 클라우딩 업체가 생긴다면
알리바바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혁신 전략은 동아시아 기업 간 경쟁구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성공한다면 동아시아를 세계 혁신의 일극(一極)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우수 인재가 한데 모여 혁신발전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강점은 방향만 정확하다면 전환이 빠르다는 점이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 이것이 중국 특색이다. 일본과 한국에 도전이 될 것이다. 중국의 강점은
많다. 국제화 수준이 과거보다 높고 크고 넓다. 특히 중국의 정보화 수준은
높다. 중국의 인재 숫자, 고학력자의 숫자가 많다. 해마다 680만 명의
대졸자가 배출된다. 현재 중국 대학생의 창업 열정은 동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이는 한국과 일본도 본받을 만한 점이다. 창업 능력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3국 간 경쟁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과 독일이 제조업 분야 ‘혁신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무슨 노림수인가.
 “제조업은 중요하다. 다만 단순가공에서 벗어나 정보화를 결합한 제조업을
 이루려고 한다. 그게 바로 ‘인더스트리 4.0’이다. 독일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다. 그들의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중국의 노동 원가는 갈수록 오름세다.
선진 설비가 필요하다. 산업 업그레이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로봇·자동화·
스마트설비 등이 필요하다. 구조전환이 가져오는 시장 공간은 막대하다.
중국이 독일과 협력하는 이유다.”


 -중국 제품은 ‘차이나 디스카운트(China discount)’ 영향으로 ‘싸구려’
이미지가 강하다.


 “싸구려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이얼과 레노보 등은 모두 ‘저렴한
혁신(Frugal innovation)’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대중시장을 지향한다.
잠재력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결코 틀린 접근법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업체들은 고가품 시장을 지향했다. 하지만 하이엔드 제품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하이얼은 우선 중저가 시장을 만족시킨
다음 천천히 올라가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고속철도와 같은 전략이다.
이 역시 혁신 전략이다.”




천진(陳勁·46)
·칭화대 경제관리대학 부학장 
·저장대 화학공업학과 학사, 저장대 경영학 박사
·미국 MIT 슬론경영대학원 방문학자
·중국공정원 교육위원회 위원, 교육부 과학기술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책 연구회 부이사장 역임
·International Journal of Technology Manage ment 등 다수의 SSCI저널 편집위원


신경진 기자 xiaokang@joongang.co.kr


출처 :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35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