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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정보/정유/화학

정제 마진 악화 겪는 정유사들 '콘덴세이트'에 눈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정제마진 악화로 국내 정유업체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는 가운데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를 주로 수입해 정제해왔지만, 수익성 확보가 여의치 않자 더 저렴한 원유 도입처 물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달 11일 국내 최초로 미국산 콘덴세이트 40만배럴을 수입했다. SK이노베이션 또한 40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다음달 들여올 예정이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액상 탄화수소로 이를 정제하면 원유보다 싼 가격에 휘발유와 나프타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초경질유인 만큼 수익성 있는 제품들을 기존 원유에 비해 다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정부는 그간 '에너지정책보호법(EPCA)'을 통해 전략 자원인 원유의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 상무부가 39년만에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파트너스와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등 2곳의 기업에 한시적으로 콘덴세이트 수출을 허용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수입에 물꼬가 트였다. 

이렇다 보니 정제마진 악화로 인해 지난 분기 최악의 실적을 냈던 국내 정유업체들의 콘덴세이트에 대한 관심도 각별해졌다. 지난 2분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이 정유사업에서 본 영업손실이 5천417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정유업체의 경우 원유 도입이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콘덴세이트 수입을 통해 원가 절감 뿐만 아니라 수익성 있는 제품 생산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선 곳은 GS칼텍스였다. 일본 미쓰이상사가 미국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로 파트너스로부터 구매한 콘덴세이트를 GS칼텍스가 재구매하는 방식으로 첫 도입에 성공했다. 

테스트 결과도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GS칼텍스는 지난달 11일 들여온 콘덴세이트의 제품화를 이미 끝낸 상황이다. GS칼텍스는 향후 가격 변동 등을 감안해 미국산 콘덴세이트의 재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도 이번에 들여올 콘덴세이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오랜 기간 검토한 끝에 미쓰이상사로부터 콘덴세이트를 도입하기로 결정, 내달 테스트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분기 원유 수입처를 사우디와 이란 등 12곳까지 확대시키며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현대오일뱅크의 관심도 이어졌다. 원유 도입처 다변화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온 만큼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미국산 콘덴세이트의 구매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산 콘덴세이트 도입이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물량이 늘어나면서 업체들의 수출 허가 요구가 빗발치자, 미 당국이 콘덴세이트를 원유가 아닌 연료로 판단해 우회적으로 수출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시적인 수출 허용인 만큼 국내 업체들의 지속적인 미국산 콘덴세이트 물량 확보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고 진단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에서도 원유 수출과 관련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11월 중간선거 이후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인 이슈이니 만큼 향후 수입길이 막힐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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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인포맥스(http://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822)